삼성·SK 장기계약설에 ‘초과세수’까지 얹은 대통령실의 계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미국 빅테크가 반도체 공장 위치보다 안정적 공급을 우선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 메모리 장기계약을 예고했습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초과세수를 언급하면서, 계약 기대와 세수 기대가 하나의 메시지로 묶였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26년 7월 24일 내놓은 발언 한 줄이 반도체 업계를 술렁이게 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할 때 공장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보다 공급이 끊기지 않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내용입니다. 그 근거로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와 새로운 메모리 장기계약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초과세수’라는 단어를 꺼냈습니다. 두 발언은 따로 나온 것 같지만 사실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김용범 정책실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경제 관료 출신입니다. 그가 이날 밝힌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 빅테크는 AI 서버를 채울 고대역폭메모리와 D램을 구할 때, 그 칩이 텍사스에서 나왔는지 경기도 이천에서 나왔는지를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언제, 얼마나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느냐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이 발언과 함께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와 새로운 메모리 장기계약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대 기업이 어디인지, 계약 규모가 얼마인지는 이날 나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별도 일정에서 청년들의 고용 불안 호소에 박수를 보내며 반도체 업종의 초과세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반도체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법인세가 늘고, 그 여력이 청년 정책 재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얘기가 나왔나
이 발언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최근 1~2년 미국의 반도체 통상 압박을 먼저 봐야 합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관세와 세제 혜택을 동시에 활용해왔습니다. 해외에서 만든 칩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국내에서는 결국 한국 공장에서 만든 메모리도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번졌습니다.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일정이 늦춰지고,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에 패키징 공장을 짓는 상황도 이 불안을 키운 요인입니다. 두 공장 모두 완전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사이 미국에 공장이 없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졌어요.
김 실장의 발언은 이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다만 여기서 다뤄진 것은 메모리, 그중에서도 HBM과 D램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파운드리나 로직 반도체 시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 둘을 같은 얘기로 묶어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초과세수 언급의 맥락도 따로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는 업황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산업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 부진이 국세 수입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HBM 수요가 살아나며 흐름이 반대로 돌자, 정부가 그 반전 가능성을 미리 언급한 셈입니다.
숫자로 짚어보면
이 사안은 아직 공개된 수치보다 공개되지 않은 수치가 더 많습니다.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계약 상대 기업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미국 빅테크’라는 범주로만 언급됐습니다.
- 계약 규모와 기간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발표 시점은 ‘조만간’이라는 표현이 전부이고, 구체적 날짜는 없습니다.
- 초과세수 추계 역시 이날 함께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획재정부나 국세청의 공식 수치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공급망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고 삼성전자가 뒤를 쫓는 구도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이는 언론과 증권가 리포트를 종합한 대략적인 인상에 가까워요. 이번 발언에서 직접 확인된 수치는 아닙니다. 구체적 점유율 통계는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따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두 가지
첫째, 장기계약을 발표할 것이라는 말을 계약이 이미 체결됐다는 뜻으로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날 발언은 예고에 가깝습니다. 실제 계약서에 도장이 찍혔는지, 협상 막바지인지는 별개로 확인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둘째, 빅테크가 팹 위치를 안 본다는 말을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가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은 대부분 파운드리나 패키징 라인입니다. 이번에 언급된 메모리 장기계약과는 트랙이 다릅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투자를 멈출 계획은 없습니다.
나에게 어떻게 닿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연기금이 상당한 지분을 들고 있는 종목입니다. 두 회사의 실적과 계약 소식은 개인 투자자만이 아니라 연금 가입자 전체의 수익률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장기계약 발표라는 재료는 실제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 오히려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재료를 근거로 투자 판단을 내리려는 독자라면, 예고 발언과 실제 전자공시를 구분해서 보는 게 안전합니다.
초과세수 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수가 늘면 그 여력이 청년 고용 정책이나 추가경정예산으로 이어질 여지가 생기지만, 이는 실제 세수 통계가 집계된 뒤에야 확정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정부의 기대 섞인 전망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이미 열흘 넘게 지났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전자공시와 두 회사의 다음 실적 발표에서 장기계약 관련 언급이 실제로 나오는지입니다. 세수 쪽은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발표를 확인하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 메모리 장기계약은 언제 발표되나요?
정책실장 발언 시점에는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계약 상대 기업과 규모도 미공개 상태이므로, 실제 발표 여부는 두 회사의 전자공시나 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반도체 초과세수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법인세 등 세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기획재정부나 국세청이 발표한 공식 추계치가 아직 나온 것은 아닙니다. 실제 세수 증가 여부는 향후 월간 재정동향 통계를 통해 뒤늦게 확인되는 사안입니다.
빅테크가 팹 위치를 안 본다는 말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가 필요 없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이 발언은 HBM과 D램 등 메모리 공급망에 국한된 이야기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패키징 공장 투자와는 별개 트랙으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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