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판결문 공개 논란, 법원이 짚은 두 가지 오해
참여연대가 청구한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사건 1심 판결문의 실명 공개를 서울중앙지법이 거부하자, 서울행정법원이 이 거부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실명이 곧바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며, 서울중앙지법이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청구를 다시 심사해야 합니다.

참여연대가 낸 소송, 무엇을 다투었나
이번 사건의 원고는 참여연대, 피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입니다. 참여연대는 2026년 2월 19일 지귀연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혐의 사건의 1심 판결문을 실명으로 공개해달라고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행정7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9월 17일 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번호는 2026구합51648입니다.
다만 이 판결이 뜻하는 것은 판결문 실명이 곧바로 공개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중앙지법이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청구를 다시 심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소송이 문제가 됐나
형사판결서 공개에는 이미 제도가 하나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건 원칙적으로 가명 처리된 판결문입니다. 실명이 담긴 판결문을 소송관계인이 아닌 제3자, 그러니까 시민단체나 언론이 청구하려면 어느 법을 따라야 하는지가 애매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형사소송법 제35조(소송관계인의 열람권), 제59조의3(확정판결서 공개), 제294조의4(범죄피해자 열람)를 근거로 들며 형사판결서 공개는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조항들은 실명 공개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라, 단지 규율을 비워둔 것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규율의 공백이라면 정보공개법 제4조가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번 사건이 더 예민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문제의 판결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통상 판결문 공개 청구는 이미 확정된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인 1심 판결이었습니다. 미확정 판결문 공개는 무죄추정 원칙, 피고인의 방어권과 부딪힐 소지가 있어 법원이 보수적으로 다뤄온 영역입니다. 이번 판결은 그 관행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긴장이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회적 이목이 쏠린 형사사건마다 판결문 공개 범위를 둘러싼 다툼이 벌어질 소지가 있는데, 미확정 1심 판결문을 놓고 법원이 정보공개법 적용 자체를 인정한 사례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참고할 만한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숫자로 짚어보는 이번 소송
- 청구부터 선고까지 약 7개월 - 2026년 2월19일 청구, 9월17일 선고
- 서울중앙지법이 든 근거조항 3개 - 형사소송법 35조·59조의3·294조의4
- 재판부가 적용한 조항 1개 - 정보공개법 제4조
- 사건번호 2026구합51648,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 담당
다만 이 수치만으로 판례의 무게를 재긴 이릅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1심 행정판결이고, 서울중앙지법이 항소할 경우 상급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두 가지
첫째, 이제 판결문 실명이 공개된다는 오해입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한 건 거부처분의 위법성이지, 공개 자체가 아닙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정보공개법 절차에 따라 청구를 다시 심사해야 하고,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재차 비공개 결정을 내릴 여지도 있습니다.
둘째,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 소송의 당사자라는 오해입니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라는 기관이지, 판결을 선고한 재판장 개인이 아닙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문제가 된 형사판결의 재판장이었을 뿐, 이 정보공개 소송에서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물 이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형사판결서 공개 제도의 공백을 다투는 사건입니다.
평범한 독자에게 이 판결이 닿는 지점
이 판결은 참여연대나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적 이목이 쏠린 형사사건의 판결문을, 확정 전이라도 실명으로 열람하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고할 만한 선례가 하나 생긴 셈입니다. 지금까지는 형사판결서는 정보공개법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논리에 막혀 청구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 문턱을 낮췄습니다.
실제로 시민 누구나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유사한 방식으로 특정 재판부의 판결문 공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리 결과가 곧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며, 이번 사건처럼 거부와 행정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결론까지 반년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마다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서울행정법원 한 재판부의 결론이고, 다른 사건에서 다른 재판부가 같은 논리를 따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이 이 판결에 항소하는지, 그리고 항소하지 않는다면 재심사 결과 실명 판결문이 실제로 공개되는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번 정보공개 소송의 피고인가요?
아닙니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라는 기관입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문제가 된 내란 혐의 사건의 재판장이었을 뿐,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주체가 아니어서 소송 당사자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로 윤석열 전 대통령 판결문의 실명이 바로 공개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이 위법하다고 본 것은 서울중앙지법의 거부처분이지 공개 자체를 명령한 것이 아닙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정보공개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재차 비공개를 결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형사판결문은 원래 정보공개 청구 대상이 아닌가요?
서울중앙지법은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조항들이 실명 공개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게 아니라 규율의 공백에 불과하다며 정보공개법 제4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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