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개봉 234일 만에 지상파 상륙한 이유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34일 만인 9월 26일 SBS 추석 특선영화로 첫 지상파 방영을 했습니다. 누적관객 1692만명으로 명량에 이어 역대 흥행 2위에 올랐고, 이번 편성 속도는 통상적인 홀드백 관행보다 짧습니다.

무슨 일인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9월 26일 저녁 9시 30분 SBS 추석 특선영화로 방송됐습니다. 지난 2월 4일 개봉한 이후 처음으로 TV 전파를 탄 것입니다. 올해 추석 연휴 특선영화 편성 가운데서도 가장 화제를 모은 자리였습니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고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이 출연했습니다. 폐위된 어린 선왕과 그를 지키려는 촌장, 권력을 거머쥔 인물 사이의 갈등을 그린 사극으로, 단종의 폐위와 유배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삼되 인물과 설정은 각색을 거쳤습니다. 상영시간은 117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입니다.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1692만명입니다. 1위 명량(1761만명)에 이어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2위 기록입니다. 2019년 개봉한 극한직업(1626만명)을 앞질렀습니다. 누적 매출액은 1500억원대 후반에서 1600억원대까지로 보도됐습니다.
2020년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6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많지 않습니다. 팬데믹을 지나며 극장 관객 수 자체가 줄어든 상황을 감안하면, 이 정도 스코어는 팬데믹 이전 대작들과 견줘도 이례적인 기록으로 꼽힙니다.
왜 하필 지금 지상파로 왔나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속도입니다. 개봉일인 2월 4일부터 지상파 방영일인 9월 26일까지는 234일, 8개월이 채 안 됩니다.
국내 흥행작이 극장을 떠나 지상파 무료 방송에 오르기까지는 통상 1년 안팎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평균치가 공개된 통계는 아니지만, 극장 개봉 뒤 디지털 VOD와 OTT 독점 스트리밍을 거쳐 지상파로 넘어가는 유통 순서 자체는 업계에서 관행으로 통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이 순서를 그대로 밟았지만 각 단계에 머무는 기간이 짧았던 셈입니다.
이런 유통 순서를 업계에서는 홀드백이라고 부릅니다. 저작권자가 매체별로 공개 시점을 다르게 둬서 창구별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홀드백이 길수록 방송사는 판권료를 싸게 사들일 수 있지만 그만큼 화제성은 식습니다. 반대로 홀드백이 짧으면 판권료는 비싸지는 대신 시청률을 더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편성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쿠팡플레이 유료 스트리밍, 이른바 TVOD 방식으로 먼저 풀렸고, 넷플릭스나 티빙 공개 계획은 이번 추석 시점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상파 3사가 명절 연휴마다 벌이는 시청률 경쟁을 생각하면, SBS가 그해 최대 화제작을 최대한 빨리 편성표에 올리는 쪽을 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는 방영권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추정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번 흥행 기록을 더 구체적으로 짚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개봉 31일 만에 누적관객 1000만명 돌파
- 개봉 67일째 무렵 1628만3970명을 기록하며 극한직업을 넘어 역대 2위로 올라섬
- 이후에도 N차 관람 수요가 이어지며 최종 1692만명까지 늘어남
- 1위 명량(1761만명)과의 격차는 69만명, 약 4% 수준
- 지상파 방영까지 걸린 기간은 234일, 통상 거론되는 1년 안팎보다 짧음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 번째, 역대 흥행 2위는 관객수 기준입니다. 매출액만 따로 줄 세우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최근 개봉작일수록 티켓 가격이 높아 관객수 대비 매출이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이라 순위 자체가 크게 흔들리진 않지만, 관객수 순위와 매출 순위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 TV 최초 공개라는 표현은 무료 지상파 기준입니다. 유료 스트리밍으로는 이미 여름 무렵부터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그러니 이번 방송을 드디어 처음 볼 기회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유료로 관람한 시청자도 상당수입니다.
세 번째, 사극이라고 해서 실제 역사 그대로는 아닙니다. 단종의 폐위와 유배라는 뼈대만 가져왔을 뿐, 극 중 인물 이름과 구체적 사건은 창작된 허구입니다. 실화 검증을 하듯 볼 작품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연휴에 본방을 놓쳤다면 SBS 다시보기 서비스나 쿠팡플레이 유료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나 티빙에서는 아직 볼 수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왕사남이라는 줄임말 검색이 다시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극장에서 이미 본 관객도, 처음 접하는 시청자도 방영 시점에 결말과 흥행 기록을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방송 일정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으니, 본방을 놓쳤다면 SBS 다시보기 앱의 편성 공지를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더 넓게 보면, 이번 사례처럼 흥행 대작의 지상파 홀드백이 짧아지는 흐름이 이어질지도 지켜볼 지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극장 대작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시점 자체가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이 영화의 재방송 편성 여부와, 앞으로 나올 다른 흥행작들의 방영권 계약이 이번처럼 빨라지는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왕과 사는 남자 다시보기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9월 26일 SBS 방영분은 SBS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유료로 확인할 수 있고, 방영 이전부터는 쿠팡플레이 유료 스트리밍으로 시청이 가능했습니다. 넷플릭스나 티빙에서는 이 글 작성 시점까지 서비스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가요?
단종의 폐위와 유배, 죽음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뼈대로 삼았지만 극 중 인물의 이름과 세부 설정은 창작된 허구입니다. 실존 인물의 전기로 보기보다는 역사적 모티브를 빌린 사극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왜 역대 흥행 2위인가요?
2월 4일 개봉 이후 3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67일째에 1628만명을 넘기며 극한직업을 제쳤고 이후 N차 관람 수요가 이어지며 최종 1692만명까지 늘었습니다. 1위 명량(1761만명)과는 69만명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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