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재산 환원 발언, 실제로는 유언이 아닌 이유
배우 이미숙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이 실제 효력을 가지려면 어떤 법적 절차가 필요한지, 최근 2년 사이 관련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따로 짚어봐야 합니다.

66세 배우가 꺼낸 재산 이야기, 무엇이 보도됐나
배우 이미숙이 66세를 맞은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모아둔 재산을 세상에 돌려주고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함께 자리한 친언니는 "그 전에 다 쓰겠지"라며 웃음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뷰 자리에서 나온 이 말은, 그 자체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유언이 아닙니다.
정말 재산을 사회에 넘기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절차를 규정하는 법이 최근 2년 사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왜 지금 유산 기부 이야기가 다르게 들리나
유명인이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말할 때마다 따라붙는 질문이 있습니다. 정말 마음대로 넘길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엔 답이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자녀나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전 재산을 단체에 남기겠다고 유언해도,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주장하면 그 일부를 되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구조가 2024년 4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헌재는 민법의 형제자매 유류분 조항을 단순위헌으로 결정했습니다.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가 거의 없는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습니다.
같은 결정에서 유류분상실사유를 따로 두지 않은 조항도 헌법불합치로 판단됐고, 국회에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개정 시한이 주어졌습니다. 고인을 학대하거나 방치한 상속인의 유류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던 개정입니다.
무자녀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시점과 맞물려, "내 뜻대로 재산을 넘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최근에야 넓어진 셈입니다.
숫자로 보는 유산 기부의 구조
- 유류분 비율: 배우자·자녀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직계존속)는 3분의 1입니다. 형제자매는 2024년 결정 이후 유류분 자체가 없습니다.
- 기부금 세액공제: 연간 1천만원까지는 15%, 초과분은 30%를 세액공제받습니다. 공제받지 못한 금액은 10년간 이월할 수 있습니다.
- 상속세 최고세율: 현재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구간에 50%가 적용됩니다. 정부는 이를 40%로 낮추고 최대주주 할증평가(20%)를 없애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지만, 2026년 7월 기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 역사적 준거점: 1971년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는 보유 주식 14만941주 전부를 유언으로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현 유한재단)'에 넘기고, 아들에게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며 별도 재산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일한 박사 당시의 법과 지금의 법은 다릅니다. 유류분 헌법불합치 논쟁도, 공익법인 세제 혜택 요건도 그때는 지금과 같지 않았습니다. 반세기 전 사례를 오늘 기준으로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두 가지
첫째, "환원하겠다"는 말이 곧 유언이 되는 건 아닙니다. 민법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중 하나의 방식을 갖춰야 유언으로 인정합니다.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서,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으면 법정상속 순위대로 재산이 나뉩니다. 친언니의 농담 섞인 반응이 정확히 이 지점을 찌른 셈입니다.
둘째, 유류분과 기부가 무조건 상충하는 건 아닙니다. 배우자나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전 재산을 기부한다"고 유언해도, 그 배우자·자녀는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유류분으로 돌려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배우자·자녀가 없다면, 2024년 결정 이후로는 형제자매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유언 내용대로 재산 전부를 기부처에 넘길 수 있습니다. 결국 '완전한 환원'이 가능한지는 상속인이 누구로 구성돼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평범한 독자에게는 무엇이 남나
이 이야기를 유명인의 재산 얘기로만 읽으면 남 일로 끝납니다.
하지만 기부금 세액공제 15~30%는 액수와 무관하게 똑같이 적용됩니다. 연말정산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챙기는 것만으로 환급액이 달라집니다.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재산 규모와 무관하게 법정상속 순위대로 나뉩니다. 특정 자녀나 단체에 더 남기고 싶은 뜻이 있다면, 지금 방식을 갖춰 정리해 둬야 나중에 유류분 분쟁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본인이나 부모 세대가 유언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2025년 12월 시한으로 개정이 예고됐던 유류분상실사유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반영됐는지부터 확인해볼 만합니다. 구체적인 조문은 사안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전문가 확인을 거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류분 반환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상속 개시와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는 10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하므로 뒤늦게 알았어도 기간 계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재산은 어떻게 나뉘나요?
1순위 직계비속·배우자, 2순위 직계존속, 3순위 형제자매, 4순위 4촌 이내 방계혈족 순으로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나뉩니다. 배우자는 공동상속 시 법정상속분의 50%를 가산해 받습니다.
공익법인에 재산을 기부하면 상속세를 전혀 안 내도 되나요?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제외되지만, 출연 절차와 사후관리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나중에 세금이 추징될 수 있어 단순 전액 면제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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