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재산분할 1조3800억원, SK 주식 '공동재산' 논리는 왜 뒤집혔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액은 1심 665억원에서 2심 1조3808억원으로 20배 넘게 뛰었습니다. 이 차이를 가른 SK 주식의 공동재산 인정 논리를 대법원이 파기하면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으로 넘어갔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은 지난 7월24일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선고를 맞았습니다. 이 소송이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이유는 유명인의 이혼이라서가 아니라, 재산분할 액수가 심급을 거칠 때마다 요동쳤기 때문입니다. 1심에서 665억원이었던 금액은 2심에서 1조3808억원으로 뛰었고, 대법원은 이 계산의 근거 자체를 문제 삼아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했고, 노소영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입니다. 이혼 논쟁이 공개적으로 불거진 건 2015년 최태원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입장문을 낸 뒤였고, 정식 이혼 소송은 2017년 시작됐습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다툼의 결론이 아직도 나지 않은 셈입니다.
재산분할 액수가 왜 이렇게 널뛰었나
한국 이혼법에서 재산분할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형성한 재산입니다. 결혼 전부터 갖고 있었거나 부모에게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게 원칙이에요. 다만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가치 증식에 기여했다는 게 인정되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부친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고, 위자료 1억원과 별개로 665억원만 재산분할로 인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노소영 관장 측이 낸 주장, 즉 노태우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는 논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논리가 성립하면 SK 주식의 가치 증식에 노소영 관장 측 요인이 기여한 셈이 되고, 특유재산이라는 성격이 흔들립니다. 그 결과 SK 주식 가치가 재산분할 대상에 편입됐고, 금액이 1조3808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다시 봤습니다. 정치자금이 실제로 SK그룹 성장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유재산의 성격을 뒤집으려면 그만큼 뚜렷한 입증이 필요한데, 2심이 기댄 근거는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쟁점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볼 것인가. 이 판단이 뒤집히면서 사건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내려갔고, 지난달 파기환송심 선고가 예정된 배경이 됩니다.
재계가 이 소송에 신경 쓰는 이유
이 사건이 개인 간 이혼 다툼을 넘어 재계 전체의 관심사가 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 실제로 분할 대상이 되면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지분율은 공시 시점마다 차이가 있어 이 글에서는 구체적 수치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판례가 다른 오너 일가의 이혼 소송에도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입니다. 배우자 명의의 회사 지분을 재산분할에서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이번 사건 이전까지 국내 법원이 이 정도 규모로 다뤄본 적이 없는 문제였습니다.
숫자로 보면
심급을 거칠 때마다 금액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심(2022년 12월, 서울가정법원):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약 665억원, SK 주식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 2심(2024년 5월, 서울고법): 재산분할 약 1조3808억원, 1심 대비 20배 넘게 늘었습니다. SK 주식 가치를 공동재산에 포함시킨 결과입니다
- 대법원(2025년): 2심의 금액 산정 논리를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 승패를 뒤집은 게 아니라 계산 근거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입니다
세 단계를 지나며 금액이 20배 가까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건에서 SK 주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쟁점 하나가 전체 결론을 좌우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자주 헷갈리는 두 가지
이 사건을 두고 흔히 두 가지를 혼동합니다.
첫째,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자료는 이혼 책임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것으로 법적 성격이 달라요. 1심의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이 별개 항목으로 산정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둘째,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노소영 관장 측의 패소로 읽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파기환송은 하급심 판단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심리하라는 절차이지, 승패를 확정한 게 아닙니다. 노소영 관장의 재산분할 청구권 자체가 부정된 것도 아닙니다. 다만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넣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뿐이라, 파기환송심에서 다른 증거나 논리로 다시 다퉈볼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일반 독자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 소송과 무관해 보이는 독자에게도 닿는 지점이 있습니다. 배우자 한쪽 명의로 회사 지분이나 사업체를 갖고 있는 가정이라면, 결혼 전 취득한 재산이라도 혼인 기간 배우자의 기여, 이를테면 직접적인 사업 참여나 내조, 공동 생활비 부담 등이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법리 자체는 이 사건과 무관하게 이미 자리 잡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 기여를 얼마나 폭넓게 인정할지 경계를 긋는 사례라서, 향후 비슷한 소송에서 특유재산 여부를 다툴 때 참고 판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특유재산이라도 혼인 기간이 길고 배우자의 기여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자료, 가사노동 기록이나 공동 자금 투입 내역, 사업 참여 이력 같은 것들이 있다면 분할 대상 편입을 주장해볼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그런 기여를 뚜렷이 증명하지 못하면, 이번 대법원 판단처럼 특유재산 원칙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은 7월24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둔 시점까지의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선고 이후 실제 재산분할 금액이 어떻게 확정됐는지, SK 주식이 결국 분할 대상에 다시 포함됐는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식 확정 보도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 아래 판단은 선고 직전까지의 쟁점 구조에 한정된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파기환송심이 SK 주식을 다시 분할 대상에 넣었는지, 그리고 이 결론에 대해 양측 중 어느 쪽이든 재상고했는지입니다. 재상고가 이뤄지면 최종 확정까지 또 시간이 걸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노소영 관장이 최종적으로 받을 재산분할액은 얼마인가요?
파기환송심 선고 이후 확정 금액은 이 글 작성 시점에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SK 주식이 분할 대상에 다시 포함됐는지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신 판결문이나 보도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어떻게 다른가요?
위자료는 이혼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에게 지급하는 정신적 손해배상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절차로 법적 근거와 산정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배우자 명의로 된 회사 주식도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원칙적으로 결혼 전 취득했거나 상속·증여받은 주식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제외되지만, 배우자가 그 가치 유지나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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