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3.5 프로는 왜 조용히 사라졌나
구글이 제미나이 3.5 프로 후보 모델들을 내부 테스트 끝에 접고 3.8 플래시로 자리를 채웠습니다. 같은 날 메타도 라마 스파크 1.3을 내놓으면서 독립 벤치마크 순위가 회사별 자체 발표와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구글이 제미나이 3.5 프로급 후보 모델들을 개발 단계에서 접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9월 1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인데, 하루 뒤인 9월 2일 구글은 신형 프로 모델 대신 경량판인 제미나이 3.8 플래시와 보안 특화판 3.8 플래시 사이버를 내놓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메타도 라마 스파크 1.3을 출시하면서, 코딩 보조 AI를 둘러싼 순위 다툼이 한 번에 터졌습니다.
다음 달 나온다던 모델이 왜 사라졌나
시작은 지난 5월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다음 달 새로운 프로급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6월도, 7월도, 8월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9월 1일 나온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제미나이 3.5 프로 후보군이 내부 테스트에서 경량판인 플래시 시리즈보다 뚜렷하게 나은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값싼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면, 비싼 모델을 낼 이유가 없었던 셈입니다.
구글은 이 자원을 다음 플래그십인 '제미나이 4' 개발로 돌렸다고 알려졌습니다. 사전 훈련 평가는 양호하게 통과했고, 지금은 사후 훈련 단계를 거치는 중이라고 보도됐습니다. 다만 이 일정이 언제 끝날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습니다.
왜 하필 메타와 같은 날이었나
9월 2일, 구글의 3.8 플래시 발표와 메타의 라마 스파크 1.3 출시가 겹쳤습니다. 이걸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대형 프론티어 모델의 개발 주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흐름은 구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 회사는 코딩과 에이전트 작업이라는 같은 지표로 중간 기착점을 잡고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대형 모델이 늦어질수록 중간급 모델의 발표 빈도와 마케팅 강도는 오히려 세지는 구조입니다.
메타의 최고인공지능책임자가 자신의 SNS에서 구글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도 이런 경쟁 구도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도됐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양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 발언 수준이라, 그 자체를 회사 전략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이릅니다.
숫자로 보면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수치는 크게 셋입니다.
- 가격: 3.8 플래시는 올해 말(12월 31일)까지 100만 토큰당 입력 0.75달러, 출력 3.75달러의 도입 기념가로 제공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입력 1.50달러, 출력 7.50달러로 정확히 두 배가 됩니다.
- 성능: 자체 벤치마크인 HLE-Verified에서 54.9%를 기록했고, 보안 특화판인 3.8 플래시 사이버는 취약점 코드 탐지 벤치마크(CWE-Bench)에서 47.2%의 정답률을 냈습니다. 업계 최고 기록인 47.8%와 0.6%포인트 차이입니다.
- 외부 평가: 독립 벤치마크 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AAII 지표에서는 메타 라마 스파크 1.3이 62점, 구글 제미나이 3.8이 59점을 받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자체 발표에서는 상대를 앞섰다고 주장했지만, 제3자 평가에서는 메타가 3점 앞섰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보안팀은 3.8 플래시 사이버를 활용해 통상 수개월 걸리던 중대 취약점 발견을 2시간 안으로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구글이 직접 공개한 자체 사례 하나에 근거한 것이라, 일반화하기에는 표본이 좁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째, '3.8 플래시가 3.5 프로의 후속작'이라는 오해입니다. 폐기된 것은 프로급 후보 모델이고, 3.8 플래시는 원래도 있던 경량 라인의 다음 버전입니다. 진짜 프로급 후속작은 아직 나오지 않은 '제미나이 4'이며, 이 모델은 현재 사후 훈련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도됐을 뿐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보안 특화판도 아무나 API로 쓸 수 있다'는 오해입니다. 3.8 플래시 사이버는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전문가와 정부 기관, 주요 인프라 운영기관에만 우선 제공되는 구조입니다. 공식 발표가 나왔다고 해서 일반 개발자가 곧바로 발급받아 쓸 수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제미나이 API로 코딩 도구나 에이전트를 이미 운영 중인 개발사·스타트업이라면, 지금 적용받는 가격이 올해 말까지만 유효한 도입 기념가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 예산을 짤 때는 입력·출력 단가가 두 배로 오른다는 전제를 넣어야 합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미나이 앱의 무료·구독 요금제에 이 모델이 반영되면 코딩 보조나 다단계 작업 처리 속도가 나아지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프로'라는 이름값을 기대했던 사용자라면, 이번에 나온 건 상위 모델이 아니라 경량판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라는 점을 구분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보안 담당자라면 3.8 플래시 사이버 도입을 당장 계획에 넣기보다는, 일반 신청이 가능한 시점이 언제로 발표되는지부터 지켜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쓰고 있는 제미나이 API 요금제가 내년 가격 인상의 적용 대상인지, 그리고 벤치마크 비교표를 볼 때 회사 자체 발표 수치와 독립 평가기관 수치를 같이 놓고 보는 습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미나이 3.5 프로는 완전히 없어지는 건가요?
정확히는 3.5 세대의 프로급 후보 모델들이 개발 단계에서 접힌 것입니다. 구글은 이 자원을 다음 플래그십인 제미나이 4에 집중하고 있고, 이 모델은 현재 사전 훈련 평가를 마치고 사후 훈련 단계를 밟는 중이라고 보도됐습니다. 즉 프로 라인이 사라진 게 아니라 한 세대가 건너뛰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제미나이 3.8 플래시 사이버는 일반 개발자도 API로 쓸 수 있나요?
아직은 아닙니다.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보안 전문가와 정부 기관, 주요 인프라 운영기관에 우선 제공되는 구조라서 일반 공개 API 형태로 풀리는 시점은 별도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미나이와 메타 라마 스파크 중 코딩 성능은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회사마다 자체 발표한 벤치마크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어 엇갈립니다. 다만 독립 평가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AAII 지표에서는 라마 스파크 1.3이 62점으로 제미나이 3.8의 59점보다 높게 나왔는데, 이 역시 하나의 벤치마크일 뿐이라 절대적 우열로 보기는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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