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용봉동 야구 조형물, 왜 3년째 같은 자리에서 부서지나
광주 용봉동 패션의거리에 있는 김성한 조형물이 2026년 10월 10일 세 번째로 파손됐습니다. 2020년 설치 이후 두 차례 보수했는데도 반복된 이번 사건은 재질보다 관리 구조의 문제를 보여줍니다.

광주 용봉동에서 벌어진 일
2026년 10월 10일 새벽 3시 30분 무렵, 광주 북구 용봉동 패션의거리 인도 위에 서 있던 조형물이 무릎 위부터 통째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조형물은 전 해태 타이거즈 선수 김성한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승용차 조수석에서 내린 한 남성이 조형물을 부수고 자리를 떠났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신고는 두 단계로 이뤄졌습니다. 새벽 4시 14분쯤 지나가던 행인이 먼저 경찰에 알렸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그날 오후 3시 30분이 돼서야 북구청 당직실에 스스로 연락해 "술에 취해 훼손했다"는 취지로 알리고 복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남성의 신원과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부서진 조형물 조각을 수거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용봉패션의거리상인회는 재물손괴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왜 같은 조형물이 세 번째로 부서졌나
이 조형물이 뉴스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3년 5월에 한 차례, 2024년 10월 23일에 또 한 차례, 모두 취객이 야구 방망이 부분을 부러뜨렸습니다. 이번까지 합치면 세 번째입니다.
조형물은 2020년 광주 북구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특화거리 조성 사업의 일부로 세워졌습니다. 해태 타이거즈는 1983년부터 1997년 사이 한국시리즈에서 아홉 차례 우승한 팀이고, 김성한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이런 공모사업형 조형물의 구조적 약점은 설치 이후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정부 예산은 설치 단계에 집중되고, 설치 뒤 유지·보수·경비 예산은 지자체나 상인회로 넘어가는 패턴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업의 사후관리 예산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책정됐는지는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북구는 2차 훼손 이후 보수하면서 야구 방망이를 알루미늄 소재로 바꿨습니다. 깨지기 쉬운 부분을 강화한 셈인데요, 이번엔 방망이가 아니라 몸통 윗부분이 통째로 부러졌습니다. 보강이 한쪽에만 쏠려 있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북구와 상인회는 앞서 '조형물 접촉 금지, 훼손 시 처벌'이라는 안내판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안내판은 심야 시간, 취한 상태의 가해자를 막지 못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 조형물 설치: 2020년, 중기부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공모 선정에 따라 조성
- 1차 훼손: 2023년 5월, 야구 방망이 부분 파손
- 2차 훼손: 2024년 10월 23일, 방망이 부분 재파손(1차와 17개월 간격)
- 3차 훼손: 2026년 10월 10일, 무릎 위 상체 전체 파손(2차와 약 24개월 간격)
- 사건 발생 시각: 새벽 3시 30분, 행인 신고는 4시 14분
- 가해자 자진신고 시각: 사건 당일 오후 3시 30분, 발생 약 12시간 뒤
세 사건 모두 자정 넘긴 심야 시간대에, 모두 취한 상태에서 벌어졌습니다. 세 번째 사건에서는 처음으로 조형물의 하체(발목)만 남는 수준까지 피해가 커졌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 번째 오해는 "취해서 저지른 일이니 처벌이 가벼울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형법은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예견하면서 음주한 경우에는 심신미약에 따른 감경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취 상태였다는 사실 하나로 처벌이 자동으로 가벼워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두 번째 오해는 "상인회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끝난다"는 생각입니다. 재물손괴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닙니다. 가해자가 복구 의사를 밝히고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수사와 기소 여부는 별도로 결정됩니다.
세 번째 오해는 조형물의 재질이 약해서 자꾸 부서진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세 차례 모두 사람이 고의로 흔들거나 들이받아서 부서졌습니다. 재질보다 접근을 막을 구조물이나 감시 체계가 없다는 쪽이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이런 조형물은 세금으로 세워지고, 부서지면 복구비도 결국 지자체 예산, 즉 주민 세금에서 나갑니다. 세 번이나 반복된 이번 사례는 그 비용이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지자체나 상인회가 복구 비용을 민사로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공공시설물 훼손을 목격했다면 현장을 사진으로 남기고 경찰에 신고하는 절차가 핵심입니다. 안내판 하나로는 억제력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확인됐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우리 동네에도 설치만 되고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조형물이나 공공시설물이 있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김성한 조형물은 왜 자꾸 부서지나요?
2020년 광주 북구가 패션의거리 조성 사업으로 설치한 뒤 2023년 5월과 2024년 10월에도 야구 방망이 부분이 취객에게 파손됐습니다. 이번엔 무릎 위 상체 전체가 떨어져 나갔는데, 과거 보수에서 방망이만 알루미늄으로 바꿔 다른 부위의 강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 겹친 것으로 보입니다.
조형물을 훼손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형법상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며 비친고죄여서 상인회가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기소 여부는 별도로 결정됩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이 감형 사유가 될 수도 있지만, 자발적 음주라면 법원이 감경을 적용하지 않는 사례도 있습니다.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는 처벌이 가벼워지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형법은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예견하면서 음주한 경우 심신미약에 따른 감경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만취 상태였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이 자동으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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