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 돈으로 읽으면 — 천만 영화 두 편에도 문 닫는 스크린들
올해 천만 관객 영화가 두 편 나왔지만 메가박스 신촌·동대문, CGV 판교 등 서울 주요 영화관 다섯 곳이 잇달아 문을 닫습니다. 흥행 수입의 절반 안팎이 배급사 몫으로 빠지는 부율 구조와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이 폐관의 실제 이유입니다.

올해 한국 영화관에는 천만 관객 영화가 두 편 나왔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692만명을 모아 역대 흥행 2위에 올랐고, '오디세이'는 1,100만명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서울 주요 상권의 영화관 다섯 곳이 조용히 간판을 내립니다. 흥행과 폐관이 같은 시기에 겹치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극장의 통장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무슨 일인가 — 서울 시내 스크린 다섯 곳이 사라진다
메가박스 신촌점은 이달 21일 문을 닫습니다. 2006년 신촌 민자역사에 문을 연 지 20년 만입니다. 메가박스 동대문점도 30일 영업을 종료합니다. 앞서 CGV 판교점은 8월 19일, 롯데시네마 합정점은 8월 31일, 롯데시네마 부평점은 8월 19일 각각 문을 닫았습니다. 세 체인 모두에서 동시다발로 폐관이 이어진 셈입니다. 폐관 사유로 공통으로 꼽히는 것은 임대차 계약 만료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건물주가 재계약 조건을 올리면, 극장 쪽이 감당하기 어려워 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지금 이 얘기가 나오나 — 회복은 두 영화가 만든 착시에 가깝다
올해 하반기 극장가 분위기만 보면 산업이 살아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전체 극장 매출액은 4,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6,103억원보다 33.2% 줄었습니다. 관객 수도 32.5% 감소했습니다. 이 시기를 버틴 극장들이 하반기 두 편의 블록버스터로 겨우 숨통이 트인 구조입니다. 임대차 계약은 그 사이에도 만료 시점이 돌아왔고, 상권이 침체된 지점부터 재계약 대신 철수를 택했습니다. 메가박스가 떠난 신촌은 대학가 유동 인구 감소로, 동대문은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상권 자체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흥행 성적과 개별 지점의 생존 여부가 따로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돈이 흐르는 경로 — 티켓값의 절반은 극장 몫이 아니다
관객이 내는 관람료가 전부 극장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국내 극장 업계의 통상적인 부율(배급사와 극장의 수입 배분 비율)은 외국영화가 배급사 6, 극장 4이고, 한국영화는 지역에 따라 5대 5에 가깝습니다. 천만 영화가 나와도 극장에 남는 몫은 표값의 절반 안팎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임대료와 인건비, 냉난방비 같은 고정비를 빼고 나면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극장들이 기대는 것이 매점 매출입니다. 팝콘과 음료 같은 매점 상품은 배급사와 나눌 필요가 없는 순수 극장 수입이라, 스크린 수를 유지할지 말지를 가르는 완충재 역할을 합니다.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보다 관객 숫자는 줄었는데 인건비·제작비·임대료 등은 올랐다”며 “극장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 전체 영화관 수: 2023년 573개 → 2024년 570개 → 2025년 547개(영화진흥위원회 집계)
- 3대 멀티플렉스(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스크린 수: 2024년 말 428개 → 2025년 6월 말 419개, 반년 새 9개 감소
- 2025년 상반기 극장 매출액 4,079억원,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
- 2025년 상반기 관객 수 4,250만명,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
- '왕과 사는 남자' 1,692만명, '오디세이' 1,100만명대(올해 두 편의 천만 영화)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째, 천만 영화가 나왔으니 극장도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는 짐작입니다. 실제로는 부율에 따라 절반 가까이가 배급사로 빠져나가고, 그마저도 매점 매출과 지점별 임대 조건에 따라 손에 남는 돈이 크게 갈립니다. 둘째, 폐점이 곧 회사 전체의 적자를 뜻한다는 오해입니다. 이번에 문을 닫은 지점들은 회사 전체 실적보다 개별 임대차 계약 만료와 상권 조건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습니다. 같은 체인이라도 흥행 성수기에 새로 여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계약 만료를 계기로 정리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 좌석은 줄고, 상권은 흔들린다
스크린이 줄면 인기 시간대 좌석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특히 개봉 초반 주말에는 예매가 더 빨리 마감될 가능성이 큽니다. 극장 입장에서는 남은 지점의 매점·관람료 의존도가 더 커질 수밖에 없어, 관람료나 팝콘 세트 가격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신촌·동대문처럼 극장이 앵커 역할을 하던 상권은 유동 인구가 한 번 더 줄어드는 부담을 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통계가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 수준이라, 실제 가격 인상 여부는 각 체인의 하반기 발표를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흥행 성적표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그 극장의 임대차 계약이 언제 끝나는지, 그리고 그 상권의 유동 인구가 버티고 있는지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영화관이 폐점하면 이미 예매한 표는 어떻게 되나요?
폐점 전에 예매한 표는 정상 상영되는 경우가 많고, 폐점 이후 일정은 자동 취소·환불되거나 인근 지점 이용권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지점마다 안내가 달라 예매처 고객센터로 개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영화 관람료는 왜 계속 오르나요?
극장 수입의 절반 안팎이 배급사 몫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라, 임대료·인건비가 오르면 극장이 기댈 수 있는 것은 매점 매출과 관람료 조정뿐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주요 멀티플렉스 관람료가 여러 차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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