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임원 평가로, 현대차·기아는 협력사 교육으로 — AI 전환을 밀어붙이는 두 가지 방식
삼성전자가 임원평가의 AI 관련 배점을 2~5점에서 20점으로 올렸습니다. 같은 주 현대차·기아는 경주에 부품 협력사 전용 AI 훈련센터를 열고 올해 900여 명을 교육합니다.

무슨 일인가
같은 주에 국내 대기업 두 곳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AI 전환을 조직 안에 못박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평가(MBO)에서 AI 대전환(AX) 관련 배점을 기존 2~5점에서 20점으로 올렸습니다. 100점 만점 기준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업무 워크플로 재정립에 5점, AI 에이전트 확보에 5점, 조직 효율성 제고에 10점을 배정했습니다. 이 기준은 삼성전자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삼성생명·삼성화재는 기존 AI센터를 'AX·PI센터'로 재편했고, 삼성카드는 같은 이름의 조직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각각 부사장급 임원을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로 선임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8월 27일 경북 경주 현대차그룹 글로벌상생협력센터에서 부품 협력사를 위한 AI 훈련센터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개소식에는 협력사 임직원 약 250명이 참석했고, 올해 안에 1·2차 협력사 임직원 900여 명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내년부터는 대상 인원과 지원 범위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지금 이 얘기가 나오나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이런 조치를 내놓은 데는 공통된 압박이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전환(DX)'을 경영 구호로 써왔는데, 이제는 그 자리를 'AI 대전환(AX)'이 채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스템을 전산화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자체를 AI가 수행하거나 판단을 보조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뜻입니다.
삼성은 지난 6월 전 관계사의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런데 방침을 선언하는 것과 조직이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택한 수단이 임원 평가입니다. 배점을 4배 넘게 올린 건, 승진과 성과급에 직결되는 지표를 바꿔야 현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붙는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현대차그룹의 접근은 안이 아니라 밖, 즉 완성차 회사 자체보다 부품 협력사 생태계를 향합니다. 정의선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로보틱스 같은 미래 기술에 집중 투자해 왔는데, 완성차의 품질과 생산성은 결국 1·2차 협력사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협력사 대부분은 중소기업이어서 자체적으로 AI 인프라나 전담 인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훈련센터가 완성차 회사 캠퍼스가 아니라 협력사 임직원을 경주로 직접 불러 교육하는 방식을 택한 배경입니다.
숫자로 보면
두 회사가 내놓은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접근 방식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 삼성전자 임원 MBO의 AX 배점: 기존 2~5점 → 20점(100점 만점, 4~10배 확대)
- 세부 배점: 업무 워크플로 재정립 5점, AI 에이전트 확보 5점, 조직 효율성 제고 10점
- 현대차·기아 훈련센터 개소식 참석: 협력사 임직원 약 250명
- 올해 교육 대상: 1·2차 부품 협력사 임직원 900여 명(내년부터 확대 예정)
다만 두 수치 모두 '전체 규모' 대비 비중을 가늠할 기준은 아직 없습니다. 현대차·기아의 1·2차 협력사는 수천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900여 명이 그중 어느 비율인지는 이번 발표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삼성 쪽도 20점이라는 배점이 실제 승진과 보상에서 어떤 무게로 작용할지는 다음 평가 시즌이 지나야 드러날 문제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이 소식을 접한 독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협력사 지원센터'라고 하면 자금이나 장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문을 연 센터의 핵심은 협력사별 AI 준비도를 진단하고 직무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자사 공장에서 나온 불량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문제를 푸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도 포함됩니다. 협력사에 구체적으로 얼마의 예산이 투입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임원평가에 AI를 반영하는 움직임을 삼성전자만의 이야기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는 삼성생명·삼성화재가 AI센터를 'AX·PI센터'로 개편했고 삼성카드도 같은 이름의 조직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부사장급을 CAIO로 임명했습니다. 제조와 금융을 가리지 않고 관계사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에게 닿는 지점
이 소식이 당장 소비자의 지갑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갈래로는 실질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취업·평가 기준입니다. 현대차·기아 협력사나 삼성 계열사에 다니거나 지원을 준비 중이라면, AI 활용 능력이 인사평가와 채용 기준에 실제로 반영되는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업 중소기업 재직자라면 이번 훈련센터 프로그램이 소속 회사를 통해 참여 기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다른 대기업들의 뒤따름입니다. 매출 상위 그룹이 인사평가 체계를 바꾸면 다른 대기업과 공기업도 유사한 기준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다음 평가 주기에 'AI 활용'이라는 항목이 새로 생기는지 확인해볼 시점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협력사 재직자라면 내년도 확대 대상에 자신의 회사가 포함되는지, 대기업 사무직이라면 다음 인사평가 항목에 AI 관련 지표가 새로 추가되는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현대차·기아 AI 훈련센터는 어떤 협력사가 참여할 수 있나요?
현재는 1차와 2차 부품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올해는 900여 명 규모로 운영됩니다. 내년부터 교육 인원과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3차 이하 협력사 포함 여부나 구체적인 확대 시점, 참여 신청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임원평가에서 AI 관련 배점이 얼마나 되나요?
MBO 평가 100점 만점 중 AI 대전환(AX) 항목이 기존 2~5점에서 20점으로 늘었습니다. 세부적으로 업무 워크플로 재정립 5점, AI 에이전트 확보 5점, 조직 효율성 제고 10점으로 나뉘며, 이 기준은 삼성전자를 넘어 여러 관계사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AX(AI 대전환)와 기존 DX(디지털 전환)는 무엇이 다른가요?
DX가 업무 처리 과정을 전산화·디지털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X는 그 업무 자체를 AI가 직접 수행하거나 판단을 보조하도록 바꾸는 것을 가리킵니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널리 쓰는 용어이지만 업계 전체에 통일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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