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 돈으로 읽으면 — 노조위원장 장인 회사 3억 계약, 조끼 단가가 말해주는 것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3억원대 집회용 조끼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상충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합원 개인의 돈인 조합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특수관계자 거래를 걸러낼 장치가 노동조합에는 왜 약한지를 숫자로 짚어봅니다.

조끼 한 벌에서 시작된 논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가 노조로부터 3억원대(부가가치세 포함) 계약을 따낸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계약 물품은 집회·투쟁 현장에서 쓰는 조끼 등입니다.
계약이 이뤄진 시점은 올해 3월,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꾸려진 직후입니다. 이후 조끼 발주가 이어졌고 그 상당 부분이 위원장 장인 회사로 갔습니다.
최 위원장은 "리베이트, 수수료, 환급 등 어떠한 금전적 이익도 개인이나 친족에게 귀속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복수 업체 견적을 비교했고 장인 회사가 가장 저렴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집행부 전원의 동의를 거친 결정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노조 조끼 발주가 왜 돈 문제인가
여기서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 계약이 불법이냐 아니냐와, 이 계약이 괜찮은 거버넌스냐는 전혀 다른 질문입니다.
상장기업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는 상법과 자본시장법의 통제를 받아요. 일정 규모를 넘으면 이사회 승인과 공시가 의무입니다. 대표이사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지분을 가진 회사와 거래하려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노동조합은 다릅니다. 노동조합법은 회계감사와 결산 결과 공표를 규정하지만, 집행부의 친족 회사와 거래하는 것 자체를 막거나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조합비는 조합원 급여에서 원천징수되는 개인 자산인데도 지출처를 걸러내는 장치는 상장사보다 헐겁습니다. 이번 논란이 "가장 저렴했다"는 해명만으로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입니다.
숫자로 보면
공개된 견적 비교를 보면 조끼 단가는 이렇습니다.
- 장인 회사(A사): 8,500원
- B사: 12,000원
- C사: 10,000원
(견적 세 곳을 비슷한 시기에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어요.)
부가세를 뺀 계약금액을 약 2억7,300만원으로 놓고 8,500원으로 나누면 발주 물량은 3만2천벌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정확한 발주 수량은 공개되지 않아 어림한 값입니다.
이 단가로 계산하면 최고가인 B사와 비교했을 때 벌당 차액은 3,500원, 총액으로는 1억원을 웃돕니다. 최저가를 골랐다는 해명 자체는 숫자로 뒷받침됩니다. 견적을 받은 방식과 실제 견적서 공개 여부는 기사만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흔히 헷갈리는 두 가지
첫째, "친족 회사와 거래=불법"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배임이나 횡령이 성립하려면 개인적 이익 편취나 조합에 대한 손해가 입증돼야 합니다. 최저가로 계약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 방향의 근거입니다.
둘째, 그렇다고 "문제없다"는 결론도 성급합니다. 이해상충은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와 별개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따지는 개념입니다. 최저가였다는 사실보다, 애초에 왜 위원장의 장인 회사가 견적 대상에 포함됐는지, 견적 요청이 몇 곳에 나갔는지가 더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내 돈이라면 어떻게 볼까
삼성전자 직원이 아니라도 이 사례는 낯설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비, 동창회비, 계모임 회비처럼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낸 돈을 소수가 집행하는 구조는 어디에나 있어요.
이런 조직에 돈을 맡길 때 확인할 것은 가격이 저렴했는지보다 앞단입니다. 견적을 몇 곳에서 받았는지, 결정 과정이 기록으로 남았는지, 이해관계자가 있다면 그 사실이 미리 공개됐는지입니다. 가격은 사후에 검증할 수 있지만 절차는 그 순간이 지나면 복원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자료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노동조합이 위원장 친족 회사와 계약하면 불법인가요?
그 자체만으로는 불법이 아닙니다. 배임이나 횡령이 성립하려면 개인적 이익 편취나 조합에 대한 실제 손해가 입증돼야 하고, 최저가 계약이었다면 오히려 반대 근거가 됩니다. 다만 이해상충 여부는 손해와 별개로 절차의 공정성을 따지는 문제입니다.
노조 조합비는 어떻게 감시할 수 있나요?
노동조합법은 회계감사원의 감사를 거쳐 결산 결과를 조합원에게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은 이 결산 자료와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출 내역을 확인할 권리가 있고, 특수관계 거래가 있었다면 그 경위를 결산 설명회 등에서 질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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