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 돈으로 읽으면 — 추석 목돈이 정기예금으로 몰리는 진짜 이유
추석을 앞두고 5대 은행이 2주 사이 다섯 차례 예금 금리를 올리며 정기예금에 60조원 가까운 돈이 몰렸습니다. 은행채 금리 상승과 만기 도래 부담이 겹치면서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방어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5대 은행이 일주일 사이 예금 금리를 나란히 올렸습니다. NH농협은행은 1년 만기 상품을 3.55%로, 카카오뱅크는 3.7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이 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 60조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명절 목돈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은행이 왜 이렇게 서둘러 금리를 올리는지 따라가다 보면 조달비용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사실 이 흐름은 명절 이벤트가 아니라 은행의 자금 사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왜 은행들이 한꺼번에 금리를 올렸나
9월 10일 하나은행이 먼저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어 11일 NH농협, 14일과 21일 KB국민은행, 22일 하나은행이 다시, 23일에는 NH농협·우리은행·카카오뱅크가 동시에 올렸습니다. 2주 사이 다섯 번의 인상이 있었던 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명절 특수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장에서 돈을 구하는 값이 먼저 뛰었기 때문입니다.
은행채가 만드는 조달 압박
은행채 AAA등급 1년물 금리는 4.026%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 말 2.817%였던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넘게 뛴 수준입니다. 여기에 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5대 은행 은행채가 27조1,2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4조9,000억원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갚으려면 새로 돈을 구해야 합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시장금리가 오른 만큼 예금 금리도 서둘러 따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숫자로 보면: 저원가성 자금이 빠진 자리
6월 말부터 9월 18일까지 5대 은행의 자금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 입출식예금: 51조4,987억원 감소, 647조2,323억원으로 축소 (전체 비중 31.0%→28.5%)
- 정기예금: 59조8,844억원 증가, 1,009조2,842억원으로 확대 (전체 비중 42.1%→44.4%)
- 평균 예대금리차: 6월 1.19%포인트에서 7월 1.03%포인트로 축소
입출식예금은 금리가 거의 붙지 않는 대신 은행이 싸게 굴릴 수 있는 자금입니다. 이게 줄고 3%대 중반 정기예금이 늘면, 같은 대출을 유지해도 은행이 손에 쥐는 마진은 줄어듭니다. 숭실대 손재성 교수는 "입출식예금이 줄고 정기예금이 늘어나면 은행의 조달비용은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두 가지
첫째, 은행 앱에 뜨는 "최고 3.95%"가 내 통장에 그대로 찍히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우대조건(자동이체, 카드 실적, 신규 가입 등)을 채워야 붙는 금리라, 조건 없이 받는 기본금리는 이보다 낮습니다. 둘째, 예대마진이 줄었다고 은행이 곧바로 손해를 보는 건 아닌데요, 대출 규모 자체가 늘면 총이익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달비용이 오르는 속도가 대출금리 조정 속도보다 빠르면 은행이 마진을 방어하기 부담스러워지는 구간에 들어가는 것은 맞습니다.
목돈 있는 사람이 지금 볼 것
추석 상여금이나 용돈을 어디에 둘지 고민 중이라면, 은행별 최고금리보다 우대조건 충족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카카오뱅크 3.70%나 NH농협 3.55%도 조건을 못 채우면 기본금리로 돌아갑니다. 이번 금리 인상이 2주 사이 다섯 차례에 걸쳐 나온 것도 이례적입니다. 다만 이 흐름이 4분기 내내 이어질지는 은행채 만기 도래가 끝나는 시점을 봐야 확인됩니다. 지금은 최고금리 숫자보다 우대조건과 예치 기간을 먼저 따져볼 때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기예금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되나요?
정기예금은 만기 전에 해지하면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돼 애초 약정한 금리보다 훨씬 낮은 이율만 받게 됩니다. 목돈을 넣기 전에 실제로 그 기간 동안 쓸 일이 없는지 먼저 따져보고, 급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 예치 기간을 짧게 나누는 방법도 고려할 만합니다.
예금자보호는 은행 한 곳당 얼마까지 되나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한 금융회사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보호됩니다. 목돈이 이보다 크다면 한 은행에 몰아넣기보다 여러 은행으로 나눠 예치해야 예금자보호 한도 안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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