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 돈으로 읽으면 — 요구불 20조 빠지고 정기예금 12조 늘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전월 말보다 19조8천억원 줄었고, 정기예금은 11조7천억원 늘었습니다. 예금 금리가 4%대에 올라선 지금, 이 이동이 예금자와 대출자에게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 짚었습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이 보름 만에 19조8천억원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은 11조7천억원 늘었는데, 두 숫자가 맞아떨어지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시스가 집계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15일 기준 수신 잔액입니다.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55조658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9조8662억원 감소했습니다.
정기예금은 1017조8351억원입니다. 전월 말 1006조871억원에서 11조7480억원 늘었습니다. 정기적금도 7442억원 불었습니다.
매일경제는 예금 금리가 4%대에 올라섰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모든 상품이 아니라 일부 상품 기준일 가능성이 큽니다. 개별 상품 금리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돈이 흐르는 경로
첫째는 대기 자금의 이동입니다. 입출금 통장에 있던 돈은 금리가 거의 붙지 않습니다. 증시가 흔들리면 이 돈 일부가 수익률이 확정된 예금으로 옮겨 붙습니다.
둘째는 은행의 조달 전략입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내줍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도 예금 금리를 올려 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예금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은행이 후하기 때문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셋째가 대출자 쪽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표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달 비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에 얹힙니다. 예금자가 웃는 만큼 대출자가 부담을 지는 구조입니다.
숫자로 보면
- 요구불예금: 675조5249억원 → 655조6587억원 (전월 말 대비 -19조8662억원)
- 정기예금: 1006조871억원 → 1017조8351억원 (+11조7480억원)
- 정기적금: 46조2749억원 → 47조191억원 (+7442억원)
- 정기예금 누적: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 합계 68조9037억원
정기예금과 적금 증가분을 합쳐도 12조4900억원 안팎입니다. 요구불 감소분과의 차이는 약 7조원입니다. 이 돈이 주식, 채권, 카드 대금, 세금 납부 중 어디로 갔는지는 이 통계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월말·월초 결제 수요 같은 계절 요인도 섞여 있어서 보름치 수치를 추세로 읽기엔 이릅니다.
그래도 5개월 연속 증가라는 흐름은 하루 이벤트가 아닙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첫 번째 오해는 광고 금리를 그대로 받는다는 생각입니다. 우대금리 조건을 채워야 붙는 최고 금리가 있고, 기본 금리는 이보다 낮습니다. 비교할 때는 가입 직후 받는 기본 금리와 우대 조건을 따로 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세전 4%를 4% 수익으로 읽는 것입니다.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세후로는 3%대 중반으로 내려옵니다. 물가 상승률과 비교할 때도 세후 기준이어야 정확합니다.
대출 금리가 곧바로 같은 폭으로 오른다는 생각도 맞지 않습니다. 연동 지표와 반영 주기에 따라 몇 달씩 차이가 납니다. (본인 대출의 재산정 주기가 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평범한 개인에게 닿는 지점
예금자라면 만기 구조가 문제입니다. 금리가 더 오를 거라 보고 1년 예금에 다 묶으면 갈아탈 기회가 사라집니다. 6개월·1년으로 나눠 만기를 엇갈리게 두는 방식이 있습니다.
대출자라면 다음 금리 재산정일과 상환 여력을 먼저 봐야 합니다. 예금 금리가 4%대에 오른 해에는 대출 이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금자보호는 은행별로 원리금 합산 한도가 있으니, 큰 금액은 은행을 나누는 것이 기본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내 입출금 통장에 이자 없이 놀고 있는 돈이 얼마인지, 내 대출의 다음 금리 재산정일이 언제인지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기예금 이자에는 세금이 얼마나 붙나요?
일반 과세 기준으로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를 합친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세전 4% 상품이라면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3%대 중반입니다. 비과세종합저축 같은 별도 요건 상품은 예외입니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내 변동금리 대출 이자도 바로 오르나요?
바로 오르지는 않습니다. 대출 금리는 연동 지표와 재산정 주기에 따라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계약서나 은행 앱에서 다음 금리 변경일을 확인하면 부담이 늘어나는 시점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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